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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플랫폼별 추천 및 리뷰/티빙 TVING

[괴물] 리뷰

by 드덕 오리 202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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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월 JTBC 방영
괴물

범죄 심리 스릴러 , 16부작
추천 ★★★★★


 지금까지 주로 로맨스 드라마 리뷰를 올려서 로맨스 장르만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는 사실 장르물 처돌이다. 초등학교 때는 투니버스에서 '명탐정 코난'을 제일 좋아했고, 첫사랑은 남도일(코난 본체)이었으며, 중학교 땐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도서관에 있는 모든 추리소설을 다 읽었고, 고등학교 땐 티비만 틀었다 하면 ocn을 봤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추리', '범죄', '스릴러'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는 요즘이 참 좋다. 학생 시절에는 (이게 바로 라떼인가) 장르물이 비인기 드라마라 그나마 ocn에서만 몇 개 하고 공중파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채널에서 완성도 높은 장르물들이 많이 탄생했다. 그중에서 최근 장르물 명작 하면 당연히 이 드라마를 꼽을 수밖에 없다. 바로 2021 백상 예술대상에서 TV 작품상을 받은 [괴물]이다. 하균신의 미친 연기와 탄탄한 각본, 감탄을 자아내는 미장센과 연출까지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걸작이다. 역대 JTBC 최고의 드라마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대중성과 작품성을 다 갖춘 작품이다.


본정보
주연 : 신하균, 여진구
방영 : JTBC 2021.02.19~2021.04.10 (16부작) / 넷플릭스, 티빙 시청 가능
연출 : 심나연(열여덟의 순간)
극본 : 김수진(매드독)


줄거리
 서울 근교 '만양'으로 부임 온 엘리트 경위 한주원(여진구)은 사실 20년 전 미제로 묻힌 강력사건을 쫓아 만양으로 왔다. 그의 파트너는 20년 전 당시 유력한 용의자였던 이동식(신하균) 경사. 그를 믿지 못하는 가운데 20년 전과 유사한 사건이 터지며 마을이 술렁인다. 어딘가 모르게 수상한 이동식과 그를 의심하는 한주원. 둘은 20년 전과 지금, 이들을 혼란으로 몰아넣는 진짜 '괴물'을 찾을 수 있을까?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

괴물 - 포스터

 

연출(심나연 감독)
 전작 [열여덟의 순간]부터 눈여겨보던 감독님이다. (언젠가 [열여덟의 순간]도 리뷰를 할 건데, 정말 연출이 너무 예쁘고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번 [괴물]이 두 번째 장편작이자 첫 장르물 도전임에도 비범한 능력으로 많은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부터 이미 미쳤다. 마치 넷플릭스 시작할 때 빨간 N이 딱 뜨면서 두둥~할 때의 그 느낌이랄까. 괴물이라는 타이틀이 뜨면서 마치 '괴물'은 이 사람이야 라고 보여주는 듯한 오프닝 연출. (실제로도 해당 화에 그 인물의 서사와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괴물 1~16화 오프닝 모음

유일하게 1화만이 인물이 아닌 '만양'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모든 사건의 시작이자 괴물(들)의 시발점 혹은 만양 자체가 괴물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 같다. 아무것도 없던 시골 만양이 개발되면서 아파트가 올라오고 '괴물'이라는 타이틀이 뜬다.(드라마 내 사건이 만양 개발 관련 정치와도 얽혀있기 때문) 섬세한 연출에 진짜 박수를 보낸다.

1화 오프닝 시퀀스

 그리고 심나연 감독님은 구도가 참 좋다. 인물의 상황을 대변하는 카메라 구도를 잘 활용해서 몰입도도 높고 연출미도 뛰어나다.

갈대밭 한 가운데 서서 헤매는 한주원(사건의 중심에서 길을 잃은 모습)
증거물을 찾는 한주원 (자신의 의심과 추리에 갇혀 있는 모습)

 또 심리 추적 스릴러라는 장르에 맞게 인물의 감정을 잘 이끌어내는 것 같다.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드라마라 순간 순가의 인물의 디테일한 심리묘사, 표정, 감정 등이 중요한데 이를 완벽한 연출로 담아냈다. 가끔 너무 과하게 또는 당황스러운 카메라 연출로 클로즈업하는 경우가 있는데(검블유나 달의연인 같은) 심나연 감독님은 중요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그에 맞는 연출로 인물의 감정과 더불어 극의 몰입을 극대화시킨다. 

여진구의 얼굴이 반반 나눠져 다르게 보이는 착각
신하균의 연기를 100% 담아내는 능력

 이외에도 많은 장면들을 통해 그가 얼마나 능력 있는 감독인가를 보여준다. 사실 장르물은 처음인데 추리물에서 중요한 반전이나 극적인 대치 상황 등 드라마 전체를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한 감독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극본(김수진 작가)
 김수진 작가는 흔히 장르물, 추리물, 수사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김은희 작가에 뒤를 이을 작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여성작가들이 이렇게 장르물을 잘 씁니다.) 김은희 작가처럼 김수진 작가님 역시 올해 백상 tv부문 극본상을 타셨다. 극본상 받을 줄 알았다. [시그널], [비밀의 숲]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치밀하고 완벽한 장르물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괴물]은 다 반쯤 미친 것 같은 캐릭터들과 서로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난무하는 심리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다. 각 인물들은 각자 자신만의 정당성과 논리 그리고 서사를 가지며, 그 관계 속에서 매회 반전을 거듭하는 엔딩과 서로 의지해나가며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케미, 치밀한 복선과 회수까지 오래간만에 나온 명작이다. 

이동식에 밀려서 그렇지 한주원도 제정신은 아니다

 

 

연기(배우)
 신하균을 빼놓고 괴물을 논할 수 없다. [괴물]로 백상 TV부문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신하균은 그야말로 미친 연기를 보여줬다. 1화부터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이동식 그 자체였던 신하균. 초반에 여진구가 좀 밀리나 싶었는데 역시 아역부터 해온 짬이 어디 안 간다. 신하균한테 밀리지 않고 자신만의 한주원을 완성해 낸 여진구에게 박수를 보낸다. 

배우는 눈이 생명이라고 했던가. 저 미친 눈빛, 눈물, 표정 오직 신하균만 할 수 있는 연기
짤만 봐도 느껴지는 그의 미친 연기력
개인적으로 여진구는 멜로보다 이런 장르물이 훨씬 잘 어울린다.

 

 그런데 [괴물]에서 신하균, 여진구만 연기를 잘하냐? 주·조연할 것 없이 그냥 다 잘한다. 다 미쳤다. [괴물]은 두 주연 배우의 활약도 있지만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와 연기가 중요한데, 다들 정말 너무너무 연기를 잘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숨도 못 쉴 만큼 빈틈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신하균 아역으로 나온 이도현 배우도 생각지 못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이동식이 가지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대해 잘 표현해줬다. 

신하균과 이도현. 둘이 은근 닮아서 놀랐다.
진짜 모든 배우가 다 연기대상급

 특히 유재이 역의 최성은 배우, 오지화 역의 김신록 배우, 강진묵 역의 이규회 배우는 [괴물]에서 처음 보는 배우들이었는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박정제 역의 최대훈 배우와 도해원 역의 길해연 배우는 원래 알고 있었긴 했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하나 싶었다.(모자 사이로 나오는데, 모자가 둘 다 연기가 미쳤어) 최대훈 배우와 최성은 배우는 각각 남우조연상, 여자 신인상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박정제 역의 최대훈 배우
진짜 연기 너무 잘해서 놀랐다
도해원 역의 길해연 배우. 연기 진짜 살벌하게 잘하신다.

 

 

개인적인 리뷰
 이보다 완벽할 순 없다. 모든 주·조연의 연기, 뛰어난 연출, 치밀한 극본, 최백호의 ost까지 2021년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을 만하다. 명작이라 불리는 [시그널], [비밀의 숲]과 함께 [괴물]은 장르물 처돌이 인생 베스트3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장르물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드라마를 보면 생각이 바뀔 거라고 확신한다. 반전과 재미, 연기까지 취향을 떠나 존잼 인생 드라마를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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