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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플랫폼별 추천 및 리뷰/넷플릭스 NETFLIX

[마이네임] 리뷰

by 드덕 오리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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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NETFLIX 공개
마이네임

드라마 , 8부작
추천 ★★★☆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작품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가운데, 또 한 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이네임]이 공개됐다. [부부의 세계]로 주목받은 한소희 배우의 차기작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독보적인 미모와 분위기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던 한소희 배우가 액션 누아르 장르를 선택한 것이 색다른 행보라고 생각했는데, 단지 외모뿐 아니라 연기력과 배우로서 확장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선택한 작품인 것 같다.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고, [마이네임]을 통해 충분히 배우로서의 가치를 입증한 것 같다. (※스포 있음)


기본정보
주연 : 한소희, 박희순, 안보현, 김상호, 이학주, 장률
방영 : NETFLIX 2021.10.15 (8부작) / 넷플릭스 시청 가능
시청연령 : 18세 이상 관람가
연출 : 김진민(인간수업,개와 늑대의 시간 등)
극본 : 김바다


줄거리
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네임] 메인 포스터


연출
[마이네임]의 연출 포인트는 인물의 심리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한 편의 긴 영화 같은 이야기를 약 8시간의 걸친 드라마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각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차근차근 쌓아나간다. 1화에서 지우(한소희)가 아빠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며 겪는 상처, 분노, 죄책감, 복수의 감정들을 잘 쌓아놓았고, 복수를 위해 조직에 들어가며 겪는 일들을 통해 지우가 어떤 인물로 성장하는지 섬세하게 묘사했다. 특히 텅 빈 집과 냉장고, 항상 닫혀있는 블라인드, 창에서 보이지 않는 구석에 놓인 의자 하나 등 지우의 집을 통해 지우의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그런 서사와 연출이 있었기에, 필도(안보현)가 지우(한소희)의 집에 찾아와 블라인드를 올리고 눈이 내리는 창밖을 보는 장면에서 필도와 지우의 관계가 돋보인 거라고 생각한다. 필도가 지우의 창 블라인드를 올리고, 밖과 안이 유리창을 통해 시각적으로 소통되고 연결되는 것이 마치 필도가 닫힌 지우의 마음을 여는 것처럼 느끼도록 연출했다. 이러한 은유적인 표현과 연출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런 섬세한 연출이 복수라는 키워드를 만났을 때, 단지 액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내면의 감정까지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필도가 집에 와서 블라인드를 걷어낸 날, 웃는 필도와 지우

한편으로는 액션 누아르라는 장르에 맞는 긴박하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 연출이 묘미이다. 액션신이 많은데 맨손 액션부터 칼, 총, 경찰봉 등 다양한 액션이 존재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여성 액션, 남성 액션, 혼성 액션, 조폭의 액션, 경찰의 액션 등 다양한 주체의 액션신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https://youtu.be/ULiw4fbqf2k

내가 좋아하는 폐차장 액션신

그리고 여성 주인공의 액션이 다른 영화나 드라마처럼 비현실적이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이네임]은 극 초반 지우(한소희)가 조직에 들어가서 싸움을 배우는 모습을 보여주며 여자와 남자의 신체적 차이, 힘의 차이 등을 인지하고 여성 액션신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려준다. 그래서 지우(한소희)의 액션신이 개연성 있게 흘러가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아래 영상은 한소희의 경찰봉 액션신인데, [마이네임]만의 액션 연출을 잘 보여준다.
https://youtu.be/-NsNHD0LXV4

한소희의 액션신



극본
전반적으로 '액션 누아르'와 '언더커버'라는 소재의 정석 같은 드라마이다. 액션의 강렬함과 신분이 들킬 것 같은 긴장감 등 장르적 긴장감이 돋보인다. 그리고 복수와 배신, 믿음 등 장르가 주는 인물 간의 관계성을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는 한편 장르적 클리셰를 살짝 비튼 차별점들이 [마이네임]을 뻔하지 않은 누아르물로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여성 주연의 액션 누아르 그것도 언더커버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는 흔치 않다. [마이네임]은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액션 누아르 장르를 여성의 관점에서 잘 풀어냈다.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에서 오는 주인공의 액션 한계와 극복, 남성들로 이루어진 조직세계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일들을 현실적이면서 강렬한 액션으로 담아냈다.
그리고 언더커버가 주로 경찰이 조폭으로 잠입하는 경우인 것과 반대로, 조직에서 자란 지우(한소희)가 경찰로 잠입한다는 것도 신선한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여성 원톱 액션 느와르물 [마이네임]

다만 아쉬운 점은 초반부터 복수의 진실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물론 중간에 현혹되거나 헷갈릴만한 장치들은 있지만, 지우(한소희)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너무 뻔히 예상이 가는 스토리라서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나마 반전이라면 필도(안보현)로 인해 감정의 변화가 생긴 지우(한소희)가 합법적으로 복수를 하려고 마음먹었다는 정도. 큰 스토리는 좀 뻔하지만, 전반적으로 지루할 틈 없이 속도감 있는 전개와 급박한 액션신, 다양한 캐릭터와 에피소드 등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정도로 재미있다.


캐릭터&관계성
극본의 뻔히 예상가는 스토리를 메우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뛰어난 캐릭터와 관계성이다. 개인적으로 [마이네임]은 캐릭터 맛집, 관계성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돋보이는 캐릭터는 단연 도강재(장률)이다. 지우(한소희)와 얽히게 된 서사부터 나중에 악역으로 돌아오는 것까지 강렬한 존재감과 나름 탄탄한 개연성을 가진 인물이다. 게다가 초반 회차와 180도 바뀐 이미지가 그의 존재감에 한 몫한다.

미친 존재감, 도강재 역의 장률 배우

무진(박희순) 역시 강렬한 액션과 의외의 모습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의리가 강하고 정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악마 같은 잔혹성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는 누군가를 한 번도 배신한 적이 없는데, 왜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배신할까'라는 대사를 통해 캐릭터의 의외성도 보여준다.(사실 의외라기보다 자기 연민에 더 가까운 느낌이지만) 또한, 지우(한소희)에 대한 집착으로 끝을 보는 괴물 같은 모습도 있다. 의외로 다면적인 인물이고, 주연이다 보니 분량도 많아서 임팩트도 큰 캐릭터이다.

박희순 배우의 열연

그리고 관계성하면 지우(한소희)필도(안보현)의 서사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장르물에서 러브라인을 안 좋아하는 편인데, 이 둘은 초반부터 묘하게 쌓아온 감정이 눈에 띄어서 '관계성 미쳤다!'를 외치게 만들었다. 지우(한소희)가 필도(안보현)의 수사를 방해하며 혐관관계로 시작되는 것부터 이미 맛집이다.

무조건 된다는 혐관서사로 시작함

그리고 팀장(김상호)이 지우(한소희)를 의심하라고 했지만, 지우와 같이 싸우고 죽을 위기를 넘기면서 지우를 완전히 믿는다고 말하고, 자기 파트너(지우) 찌른 놈 잡겠다고 길길이 날뛰는데 이건 무조건 되는 조합이다.

지우랑 필도 서사 맛집

게다가 아버지를 잃고 복수를 꿈꾸는 지우(한소희)와 여동생을 잃고 복수를 꿈꿨던 필도(안보현)같은 상처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아픔에 공감한다. 필도는 나중에 지우가 조직의 스파이인걸 알고 배신감에 멘탈 깨지지만, 팀장님으로부터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지우를 돕는다. 지우가 복수에 눈이 멀어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복수로 자신의 인생을 버리지 않도록 지우를 설득하고 다독인다. 혐관에 구원 서사까지 나왔으면 말 다했지 뭐.
개인적으로 지우(한소희)가 처음으로 사람을 죽인 날 옆에 있어준 것도, 지우가 처음으로 과거를 얘기하며 기댄 것도, 괴물이 되지 않게 끝까지 지우를 붙잡은 것도, 아빠와의 추억이 있는 바다에 같이 간 것도 모두 필도(안보현)라서 둘의 서사가 꽤 탄탄하다고 느꼈다. (지우랑 필도랑 수갑 하나로 묶여서 바다 가는 것도 레전드...) 스킨십이나 꽁냥대는 것만이 사랑을 쌓아오는 방식은 아니니까. 지우에겐 필도처럼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아픔에 공감해주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다.


배우
한소희 배우의 재발견이다. 물론 [부부의 세계]를 보면서 한소희라는 배우가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적으로도 굉장히 인정받을 만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장르까지 소화할 줄은 몰랐다. 생각보다 장르적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것을 [마이네임]을 통해 입증한 것 같다. 다크하고 깊은 감정을 잘 표현해냈고, 액션 연기 또한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한소희가 아닌 다른 배우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히 '지우' 그 자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소희 배우 눈빛이 진짜 좋다
눈빛 표정 다 살아있다

안보현 배우 역시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옷을 입은 듯 찰떡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피지컬도 좋고, 운동도 했어서 그런지 액션이 잘 어울리고, 한소희 배우와의 묘한 텐션과 멜로적인 부분도 잘 이끈 것 같다. 최근 [유미의 세포들]을 보고 있는데, 정말 같은 사람이라고 상상도 못 할 만큼 갭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액션부터 멜로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피지컬과 연기력을 갖춘 배우인 것 같다.
사실 연기력으로 보면 박희순 배우장률 배우를 빼놓을 수 없다. 두 배우 모두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캐릭터로 강렬하고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박희순 배우는 워낙 연기로 인정받은 배우이고 유명하지만 장률 배우는 처음 보는 배우인데 정말 미친 연기력의 신예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사실 신예는 아니고 한예종 출신에 연극부터 영화, 드라마까지 나름 탄탄하게 연기 경력을 쌓아온 배우인데, 그동안 몰라본 게 미안할 정도로 [마이네임]에서 강렬한 존재감과 미친 연기력을 보여줬다.


개인적인 리뷰
전체적으로 연출과 극본, 배우의 시너지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도강재(장률)를 죽이며 처음으로 살인을 하게 된 지우(한소희)가 피를 씻어내는 장면에서 피가 씻기지 않고 오히려 피로 얼굴을 씻는 듯 점점 더 피로 물들어가는 장면은 연출, 극본, 연기의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도 복수와 살인의 허점을 보여주기도 해서 극의 주제를 관통하는 좋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마이네임]은 장르적인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여성 주연 서사로 극을 이끌며 액션 누아르물의 차별화된 모습을 잘 보여줬다. 속도감도 좋고, 긴장 요소도 많아서 재미있게 몰입해서 8화까지 금방 정주행을 했다. 평소 액션, 누아르, 복수, 언더커버 등의 장르를 좋아한다면 강력 추천하고 싶다. 현재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소희 배우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니 꼭 정주행 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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