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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리뷰

by 드덕 오리 2021.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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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월 MBC 방영
봄밤

멜로, 16부작
추천 ★★★★★


내가 정말 애정하는 멜로드라마 중 하나이다. 제목처럼 봄밤 같은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기분이 느껴진다. 잔잔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봄밤]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그 계절이 갖는 설렘과 현실적인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본정보
주연 : 한지민, 정해인
방영 : MBC 2019.05.22~2019.07.11 (16부작) / 넷플릭스, 웨이브 시청 가능
연출 : 안판석(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극본 : 김은(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줄거리
35살의 도서관 사서인 이정인(한지민)은 우연히 동네 약국에서 약사로 일하는 유지호(정해인)를 만난다. 첫눈에 서로에게 끌린 둘은 사실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정인은 오래된 연인 권기석(김준한)과 결혼 압박을 받고 있고, 지호는 6살 아이를 둔 미혼부이다. 정인과 지호는 서로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지만, 그럼에도 자꾸 서로에게 마음이 가게 된다.
호불호가 강하고 자신의 인생에 주체적인 이정인(한지민)은 서로에게 절실하지도 않고 이미 식어버린 사랑으로 이렇게 등 떠밀려 결혼을 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한다. 남자친구 권기석(김준한)은 사귄 지 오래됐으니까, 나이가 찼으니까 등의 이유로 결혼을 말하지만, 정인(한지민)은 그런 식의 이유로 결혼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싶지 않다. 그러는 와중 첫눈에 끌리는 유지호(정해인)를 만나고 얽히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사랑,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한편, 순하고 다정하지만 내면이 강하고 단단한 유지호(정해인)는 6살 아들 은우를 키우는 미혼부이다. 대학시절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잠수를 타다 갑자기 나타나 아이를 낳고 사라졌다. 그 충격으로 지호(정해인)는 누구도 만나지 않고 마음을 닫은 채 살아왔다. 그러다 우연히 약국에서 정인(한지민)을 보게 되고 사랑에 빠지지만, 정인(한지민)의 상황과 자신의 처지로 머뭇거린다.
각자의 상황과 현실에도 불구하고 봄밤처럼 자꾸만 설레는 두 사람은 사랑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2019년 드라마 [봄밤] 포스터


극본
기본적으로 너무 설렌다. 극 초반 정인(한지민)과 지호(정해인)가 첫눈에 반하면서 서로 신경 쓰이고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닌 묘한 관계가 사람을 미치게 한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과 감정이 서서히 스며들어서 과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인물을 표현해내는 섬세한 대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와닿은 대사가 있는데, 6화에서 정인(한지민)에게 자꾸 끌리는 지호(정해인)가 친구에게 "딱 한 번만, 진짜 딱 한 번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면..."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당연히 '안될까?' 뭐 이런 거 생각했는데 지호(정해인)가 "벌 받을까?" 하는데 진짜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었다.(과몰입) 지호(정해인)가 겪은 일들, 여태까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너무 잘 표현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또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잘 담아내는 것 같다. 전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와 자식에게 '너를 위해서 그런다'는 말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부모의 이야기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봄밤]은 정인(한지민)을 중심으로 세 자매의 결혼과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너무 현실적이라 소름 돋기도 하고 가끔 화도 나고 슬프기도 했다. 내 주변에 있을법한 인물과 갈등 요소들이 더 공감하고 몰입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연출
나는 이런 잔잔한 멜로드라마를 좋아한다. 극 중 정인이의 말마따나 '뭘 한 것도 아닌데 마음이 가는' 묘한 이끌림 속에 같이 빠지게 되는 그 설렘이 좋다. [봄밤]은 그런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선묘한 이끌림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잔잔하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심리전에 가까운 눈치 속에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분위기를 잘 담아낸 것 같다. '때론 말보다 침묵 속에 더 많은 감정이 오가는 법이니까'라는 [그 남자의 기억법] 대사가 있는데, 딱 이 드라마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두 사람의 묘한 감정

드라마는 잔잔하고 부드러운데, 정작 이걸 보는 나는 강한 감정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정말 어렵고 뛰어난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안판석 감독이다' 싶다. 인물의 세밀한 감정을 잘 끌어내면서 전체적인 연출도 너무 예쁜 것 같다. 전작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이니, 따로 말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팝송 OST가 또 하나의 큰 특징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팝송이 ost로 쓰인다는 게 안 어울릴 수도 있는데, 너무 잘 어울린다. 오프닝 노래만 들어도 봄밤으로 끌려들어 가는 것 같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는데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
당연한 말이지만 [봄밤]에는 연기 구멍이 없다. 한지민, 정해인 배우뿐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배우가 다 잘해서 '연기' 리뷰에 모두를 다 언급해야 마땅하다. (봄밤은 등장인물 자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정말 저 배우들만 거의 나온다고 보면 된다.) 한 명 한 명 다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처럼 너무 완벽하게 그 인물 자체였다. 완벽한 드라마는 주연뿐 아니라 조연들의 빛나는 연기가 항상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봄밤]의 등장인물 및 배우

그럼에도 어떻게 극을 이끄는 한지민, 정해인 두 주연배우의 연기를 빼놓고 말할 수가 있으랴. [봄밤]은 두 배우의 섬세한 감정연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정인(한지민)과 지호(정해인)가 뭘 특별하게 하지 않았는데도 눈빛으로, 표정으로 사랑이 느껴진다. '이런게 멜로 드라마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굳이 말로 할 필요 없이 짤로 보여주려고 한다. (나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1. 서로 끌리지만 정인의 상황때문에 밀어내는 단계

자신도 끌리지만 다가오는 지호(정해인)를 밀어낼 수 밖에 없는 정인(한지민)
서로에게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두 사람
정인(한지민)을 보러갔다가 정인의 남자친구 때문에 숨은 지호의 비참함과 좌절감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구구절절충 등장. 정인(한지민)의 남자친구 기석(김준한)과 술 마시는데 자꾸 묘하게 지호를 무시하며 기싸움 걸어오는 기석때문에 빡친 지호(정해인). 거기다가 기석은 정인과 지호가 같이 있었다는 말에 오히려 안심이라며 지호를 대놓고 무시한다. 차마 정인과의 사이를 대놓고 말도 못하고, 술기운 오르는데 화를 꾹꾹 참으면서 버티는 연기.

술 취함+빡침 연기

위의 짤 다음 장면으로, 정인(한지민)에게 피해가 갈까 봐 자신을 무시하는 기석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지호(정해인)가 아들 은우와 통화하는 장면. 자존심은 다 짓밟히고, 그런 와중에 사랑하는 여자에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무력함+비참함에 하나뿐인 자신의 편이자 위로가 되는 아들에게 전화해서 울다 웃다 하는데 진짜 이건 영상으로 꼭 봐야 한다. 연기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

진짜 아빠같잖아. 힘든일 있을 때 자식한테 전화하고. 눈물나는데 괜히 웃어보고.


2. 정인의 상황 정리+기다려주는 단계

기다려달라는 정인과 얼마든지 기다린다는 지호


구구절절충 등장 2. 정인(한지민)은 남자친구 기석(김준한)에게 헤어지자고 몇 번이고 말하지만 잘 정리가 안 되는 상황. 그사이 정인과 지호는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고, 지호(정해인)는 정인이 기석과 깔끔하게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한다. 그렇게 둘은 만나지만 공식적인 만남은 아닌 애매한 사이에서, 정인은 남친 기석이 온다며 지호에게 뒷길로 몰래 나가라고 하고, 아들과 같이 있던 지호는 '나는 괜찮지만 아들마저 비참하게 만들 수는 없다며, 아들을 건드리는 건 그 누구도 안된다'라고 화를 낸다. 본의 아니게 자신의 상황 때문에 당당하자던 말과 달리 지호와 지호의 아들에게 상처를 준 정인은 미안함+자신에게 실망하고, 자신을 찾아온 기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지호에게 뛰어간다.

어쨌든 공식연인인 기석을 두고 지호에게 달려가는 정인의 마음


3. 남친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사귀는 사이

정인(한지민)의 말에 감동받아 우는 지호(정해인)와 달래는 정인


구구절절충 등장 3. 자신을 버리고 떠난 은우 엄마 때문에 술김에 정인(한지민)에게 우리 버릴거냐며 술주정을 한 지호(정해인)정인에게 사과한다. 그러나 정인(한지민)은 '지호씨가 아니라 나 때문'이라며 '사랑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라고 시간을 갖자며 지호를 밀어낸다. 그렇게 둘이 이러쿵저러쿵 '미안하다', '아니다. 너 때문에 화난 거 아니다' 하면서 말씨름을 하다가 정인이 대뜸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장면.

정인의 갑작스러운 고백 "사랑해요"

지호는 정인에게 미안함+대뜸 사랑한다고 고백한 정인에게 놀라고, 정인은 자신의 문제라는 말을 믿지 않는 지호에게 참지 못해 터져 나온 사랑한다는 말+현실적인 문제에 흔들리는 모습.




케미
둘 다 해사하게 생겨서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로맨스 드라마는 역시 케미지. 비주얼, 피지컬, 캐릭터 성격 합까지 완벽한 커플이다.

1. 비주얼 케미

토끼+강아지
흰 셔츠 조합 미쳤다
둘이 곧 결혼하는 것 같아. 신랑 신부 대기실 사진같은 미친 케미
한지민 보는 정해인 눈빛
한지민 정해인 셀카
그해 연기대상


2. 피지컬 케미(덩치 차이)

저렇게 들 수가 있다고?
덩치 차이
피지컬 차이가 참 이상적이다
비주얼+피지컬 케미 완벽


그리고 정인(한지민)과 지호(정해인)의 성격 케미도 좋다. 특히 유튜브에서도 화제가 된 영상이 하나 있는데, 정해인이 한지민한테 혼나는 장면이다. 무릎 꿇고 혼나다 말고 배 아프다며 은근슬쩍 밑밥 까는 게 너무 귀엽고 웃겨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되는 레전드 장면. 똑 부러지고 주체적인 정인따뜻하고 강직한 지호. 잔정 없는 정인과 잔정 많은 지호.
https://youtu.be/G4wKIBPKRgM

봄밤 정해인 배아파cut

youtu.be




개인적인 리뷰 및 추천사
밤에 보는 벚꽃 같은 드라마, 봄 벚꽃을 보면 괜스레 설레는데 거기에 밤이 주는 평온함과 차분함이 느껴지는 드라마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안판석 감독과 김은 작가가 1년 만에 들고 온 차기작이 [봄밤]이기 때문이다. 주변의 반대에 부딪히는 사랑, 정해인 배우와 더불어 출연이 겹치는 다수의 배우들, 팝송 느낌의 ost 등 비슷한 점은 많지만, 개인적으론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게 아까울 정도로 [봄밤]이 훨씬 좋았다. 특히 인물의 감정선의 이해와 공감에 있어 [봄밤]은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가끔 이해가 안 되는 감정선과 공감하기 어려운 선택과 답답한 전개 때문에 끝까지 보기 너무 힘들었다. 물론 어떻게 보면 더 현실적이기도 하다.)
봄밤처럼 포근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설레는 로맨스 드라마, [봄밤]. 한지민과 정해인 두 배우의 연기력, 케미부터 스토리, 연출까지 너무 좋아서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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