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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 완결/[너는 나의 봄] 회차별 리뷰

[너는 나의 봄] 11화 리뷰

by 드덕 오리 202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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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월 tvN 방영
너는 나의 봄

스릴러 로맨스, 16부작
추천 ★★☆


기본정보
주연 : 서현진, 김동욱, 윤박, 남규리
방영 : tvN 월화 저녁 9:00 / 넷플릭스, 티빙 시청 가능
연출 : 정지현 (더킹:영원의 군주,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극본 : 이미나 (풍선껌)


11화 줄거리
오늘도 알콩달콩한 다정(서현진)영도(김동욱).
영도는 2층 하늘(지승현)의 동물병원에 내려갔다가 다정의 '바빠요? 지금 통화할 수 있어요?'라는 문자 하나에 오자마자 나가버린다ㅋㅋㅋ

2층 하늘의 동물병원에 온 영도
통화하자는 다정의 문자
하늘이 불러도 쿨스루하고 다정과 통화하며 나가는 영도


한편, 지난 10화 엔딩에서 비서가 체이스의 집에서 살인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경찰에 신고한 체이스(윤박)는 조사를 받는다.

조사 받는 이안 체이스

체이스는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에게 약물을 타서 먹였고 그 틈에 집으로 들어와 살인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체이스가 의심스러운 형사는 체이스의 다친 손에 대한 알리바이를 조사하고, 다정의 호텔에서 일어난 지난 사건에 대해 알아본다. 다정에게 바로 전화한다는 막내 형사(윤지온)를 말리며 가서 따로 알아보라고 지시하는 고진복 형사(이해영).

우리가 하는 짓이 나쁜 놈을 잡는 일이기도 한데,
그 나쁜 짓을 한 놈 때문에 끔찍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잖냐.
근데 강다정씨가 그걸 한 번 했어요.
그것도 최근에. 그것도 똑같이 생긴 놈 때문에.

이렇게 배려심 넘치는 경찰이라니. 멋있다.


손을 다친 알리바이는 확인 됐지만 여전히 조사받는 체이스(윤박). 비서가 그날 왜 집에 왔는지 묻자, 주영도가 쓴 논문 '가학성을 유도하는 트라우마'를 받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가학성을 유도하는 트라우마 - 주영도

분노를 이기지 못해서 혹은 술에 취해서 주먹을 휘두르는 사람은
분노와 술에서 깨어나면 깨닫는다.
사실 내가 때리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나였다는 것을.
그게 현재의 자신이든 과거 어떤 잘못을 저지른 그때의 자신이든
제어되지 않은 공격성은 자기모멸의 표현인 것이다.

약+술+악몽으로 다정의 목을 조르던 자신을 떠올리는 체이스


영도의 논문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체이스.

왜 범죄자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가. 왜 공감의 여지를 주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결국 누군가의 이웃일 수밖에 없으므로.
교정과 교화, 용서와 공존을 포기할 수는 없으므로.

누군가의 이웃인 체이스

 

우리는 아주 사소한 구원의 손길조차 닿지 못했던 이 사회의 가장 어둡고 약한 존재가
범죄자로 발화하는 순간을 찾아내야 한다.
딱 한 번만 검은 세상에 발을 담그고 나면
나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목마르지 않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깊은 물속 벗어나려 할수록 엉겨드는 질긴 수초에 끝내 발목이 잡히지 않도록.

 

아주 사소한 구원의 손길조차 닿지 못했던 어린시절의 체이스
남들처럼 평범하게, 목마르지 않게 살기를 꿈꾸는 것.

(영도의 논문과 체이스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주며, 채준과 체이스라는 인물이 가지는 서사에 대한 정당성을 얘기하고자 한 장면인 것 같다.)

영도가 쓴 논문에 팩트폭력당한 체이스는 영도를 만나고 싶어 하고, 찾아온 영도에게 과거 불법 보육원에서 만났던 사실을 얘기하며 '그곳에 남겨진게 당신이었어도, 당신이 나였어도 지금처럼 말할 수 있냐'라고 묻는다.

체이스를 찾아온 영도

체이스가 영도를 싫어하는 기억은 또 있다. 18년 전, 아버지의 죽음을 방치한 날. 화장실에서 피 묻은 옷을 빨던 체이스와 만난 영도.

18년 전 체이스와 영도

당신이 이제 와 구원이라는 말을 떠들고 싶었다면
그때 그런 눈으로 거울 속을 보면 안 되는 거였고,
그런 모습을 보고도 그냥 나가 버리면 안 되는 거였고,
그 심장 받으면 안되는 거였지.


불행했던 과거와 환경을 탓하는 체이스에게 영도는 그곳에 남겨진게 나였어도 똑같이 말했을 거라며, '과거에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금도 내칠 필요는 없으니까. 그게 지금 당신이라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나는 도울 겁니다'라고 말한다.

과거에 묶여있는 체이스와 달리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한 영도


한편 다정과 영도는 알콩달콩 데이트를 한다. 맛집 데이트에 실패한 둘은 영도의 집에서 집 데이트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해맑게 장난치는 영도
알콩달콩 집 데이트 하는 영도와 다정


데이트가 끝나고 다정을 데려다주는 와중 다정에게 동생 태정(강훈)의 전화가 걸려온다.

다정, 태정 남매에게 온 가소 대여금.

태정은 아빠가 돌아가셔서 남긴 빚을 갚으라는 승계 집행문이 왔다는 소식을 전한다. 다음날 태정과 함께 엄마가 있는 강릉으로 향하는 다정. 다정의 가족은 이 일을 통해 그동안 외면하고 말하지 않고 살던 아빠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토해낸다.

몰랐던 동생의 상처에 펑펑 우는 다정.

다정이 걱정되어 강릉까지 찾아간 영도는 몰래 우는 다정을 발견하고, 다정이 울고 있으면서도 애써 밝은 척 문자를 하자 못 본 척 다시 돌아간다.

울고있는 다정을 지켜보는 영도


그리고 다음날, 열 때문에 병원에 가던 도중 심장이 아픈 듯 차를 멈추고 쓰러지는 영도.

아무도 안 도와줘? 누가 영도 좀 도와줘요




개인적인 리뷰
점점 갈수록 내용이 뒤죽박죽이 되는 느낌? 11화에서는 그게 강하게 느껴졌다. 다정이 아빠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 한번 상처를 보게 되는 다정의 가족들과 마지막에 갑자기 아픈 영도, 애매한 분량의 체이스까지 뭔가 뒤죽박죽 텅 빈 수레 같은 회차였다.

특히 윤박과 남규리는 주연롤인데도 불구하고 짠내 나는 분량이 안타깝다. 극 초·중반까지 나름 핵심인물들이었는데, 가영(남규리)은 독보적 매력과 아픈 과거 서사를 가진 인물인데 이젠 그냥 다정의 발랄한 친구 1 정도로 전락한 듯하다. 채준과 체이스 역의 윤박은 더 하다. 1~2화 큰 임팩트를 주며 극에 몰입감을 더하고, 채준&체이스라는 1인 2역에 도전하며 극에 긴장감과 미스터리를 담당하는 주요 인물치곤 뒤로 갈수록 작아지는 분량과 애매하게 끊기는 사건 흐름 때문에 시청자가 체이스라는 인물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11화에서 체이스는 매력을 잃어가는 게 보였다. 살인사건 용의자로 조사받은 게 전부다. 영도의 논문으로 체이스의 감정을 대변할 수는 있으나, 그게 인물의 정체성이 되기엔 부족한 떡밥이다.

물론, 드라마 내에서도 회차별 주인공과 메인 서사가 있다. 그 사실은 감안하더라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이 눈에 띄는 건 사실이다.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면 캐릭터는 죽는다. 체이스(윤박)는 살인사건의 진범 여부와 채준과의 서사가 남았지만, 가영(남규리)은 이미 과거와 현재 모두 해결되어 앞으로 큰 서사가 없을 테니 분량이며 역할의 임팩트가 작을 것 같다. 대신 다정과 영도의 (그렇게 설레진 않지만) 귀여운 데이트 분량이나 두 사람의 서사가 더 많이 풀릴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11화처럼.


11화를 보고 느낀 '인생 드라마의 조건'
극 전체를 일정한 톤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임을 안다. 여기서 말하는 톤은 드라마 전개 상 위기, 절정 등으로 인한 약간의 톤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당연한 변화나 전개가 아닌 전체적인 드라마의 분위기, 톤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특히 [너는 나의 봄] 같은 경우에는 스릴러적인 면도 있고, 티키타카 로코도 있고, 과거 서사와 같은 힐링 로맨스, 치유 로맨스 등을 표방하기도 한다. 이런 드라마는 전체적인 톤을 유지한다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동백꽃 필 무렵]처럼 그 모든 것을 다 잡은 드라마도 있다. 흔히 명작 또는 인생 드라마라고 불리는 드라마는 드라마의 어느 회차를 보더라도 그 드라마의 정체성을 알 수 있다. 물론, 중요한 서사가 풀리는 회차가 있고, 환기가 되는 회차도 있다. 그걸 넘어 톤이 중구난방으로 정리가 안되면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따라가기 어렵다. 오늘 11화가 그랬다. 이건 스릴러도 아니고 로코도 아니고 스릴러 로맨스도 아니고 힐링 로맨스도 아닌 애매한 회차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12화 예고
12화 예고를 보면 영도의 심장병 때문에 흔들리는 영도와 다정이, 다정의 '1분의 영원'이라는 대사로 위로받고 의지해가는 내용일 듯하다. 지금까지 자주 언급되었고 병원에 입원하는 등의 장면에서 알 수 있듯, 영도의 심장병은 언젠가 한번 다뤄질 내용이었다. 12화에서는 연인으로서의 다정과 영도가 다시 한번 사랑을 확인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돼주는 과정이라고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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