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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 완결/[옷소매 붉은 끝동] 회차별 리뷰

[옷소매 붉은 끝동] 17화(마지막회) 리뷰

by 드덕 오리 2022.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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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월 MBC 방영
옷소매 붉은 끝동

사극 로맨스, 16부작
추천 ★★


기본정보
주연 : 이준호, 이세영, 강훈, 이덕화
방영 : MBC 금토 저녁 09:50 / 웨이브 시청 가능
연출 : 정지인, 송연화
극본 : 정해리(군주 등)
원작 : 강미강 「옷소매 붉은 끝동」

17화 줄거리
1786년(정조 10), 덕임(이세영)이산(준호)의 아들 문효세자가 어린 나이에 홍역으로 죽는다. 이산은 아들의 죽음에 슬퍼하고, 홍역을 앓은 적 없는 데다 둘째 임신 중인 덕임은 아들의 마지막을 보지도 못한 채 아들의 죽음을 알게 된다.

아들 문효세자의 죽음에 슬퍼하는 아빠 이산과 엄마 덕임

덕임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앓아눕고, 이산은 그런 덕임에게 화를 내며 강해지라 다그친다. 덕임은 빈이 되기를 원한 적 없다며 슬퍼하고, 이산은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기운을 내라고 말한다.

임금으로서 말하는 이산과 엄마로서 슬퍼하고 싶은 덕임

넌 세자의 친모이고, 용정을 잉태한 정 1품 빈이다. 어떤 슬픔을 겪든 백성들 앞에서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라. 그것이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니까.
신첩은 원한적 없사옵니다. 정 1품 빈이 되기를 원한 적 없사옵니다. 원한 적 없는 것을 얻었다 하여 무조건 참고 인내해야 합니까? 제 배로 나은 아이가 죽었는데 마음대로 슬퍼할 수도 없습니까?
세자만이 우리 아이가 아니다. 우리에겐 아직 아이가 있어. 뱃속에 아이는 너만을 의지하고 있다. 친아비인 나조차 돌볼 수 없다. 그 아이에겐 오직 너뿐이야. 과인이 어린 세자를 지키지 못했지. 난 얼마든지 미워해도 좋아. 그래도 어미로서 해야 할 일을 해다오.


이산은 이성적 인척 임금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했지만, 사실 뒤돌아서 그 누구보다도 슬퍼한다.

문효세자가 태어났을 때 행복했던 이산과 덕임
문효세자가 태어났을 때를 생각하며 혼자 오열하는 이산

한편, 덕임은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 밥을 먹기 시작하고, 친구 손영희(이은샘)가 별감과 사통 하여 아이를 임신했다 유산한 것이 들켜 옥에 갇혀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덕임을 걱정해 이산이 비밀로 하라고 명했으나, 눈치 빠른 덕임에 김복연(이민지)이 사실을 실토하면서 덕임은 친구가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소식을 듣고 친구 영희를 보러가려하는 덕임

덕임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옥에 갇힌 손영희를 찾아가고, 손영희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여인이 되는 행복을 위해 죽음이라는 대가도 감수했다고 말한다.

자신의 행복을 선택한 영희와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덕임

누가 널 이렇게 만들었어? 대체 누구야?
자가, 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생각시가 아니에요.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어요. 전부 제 스스로 선택한 거예요.
어째서?
은애 하는 분의 여인이 되고 싶어서요.
이렇게 될 걸 알면서도?
송구합니다 자가. 경희에게도 복연이에게도 미안해요. 하지만 모두가 슬플 걸 알면서도 전 그저 제가 원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었어요. 궁녀로서 감히 꿈꿀 수 없는 행복을 맛보았어요. 그 대가가 죽음일지라도 전 상관없어요.
영희야 안돼. 이렇게 널 잃을 순 없어. 안돼, 안돼.


죽을 수밖에 없는 친구의 상황에 덕임은 울다가 쓰러지고, 이산이 그런 덕임의 곁을 지킨다. 덕임은 이산에게 왜 사실을 숨겼냐 따지고,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한다.

친구까지 잃는 덕임

나라에는 마땅히 지켜야 할 법이 있다. 그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해. 너의 동료라 하더라도 눈 감아 줄 수 없어. 그게 임금이 해야 할 일이야.
알고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결코 예외를 두지 않으시겠지요. 하여 살려달라 간청드리지 않았습니다. 애원하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그저...
혼자 있고 싶습니다.


영희의 죽음에 덕임과 복연, 배경희(하율리)는 슬퍼하고, 복연은 예전에 한 약속(나중에 할머니가 되어 출궁 하면 같이 모여 살기로 한 덕임과 친구들의 약속)처럼 영희는 먼저 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친구의 죽음에 슬퍼하는 덕임과 복연, 경희

이산은 아들과 가까운 친구를 잃은 덕임을 걱정하고, 덕임은 세자의 죽음에 슬퍼했을 이산을 알아주며 그를 위로한다. 이산은 덕임의 친구를 구해주지 않은 일로 자신을 미워하냐 묻고, 덕임은 원래 공정하게 모든 이에게 똑같이 대한다는 거 알고 있었다며 괜찮다 말한다. 그리고 봄이 되어 별당에 꽃이 피면 옛날처럼 꽃을 보러 가자고 말한다.

서로를 생각하고 위로해주는 이산과 덕임

전하, 신첩이 잘못하였습니다.
아니, 무엇을?
자식을 잃은 사람은 저만이 아니지요. 실은 전하께서도 아파하시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알았지요. 그런데도 전하께 모질게 굴었습니다. 임금이시니 괜찮을 거라 여겼지요. 임금이라도 괜찮지 않으셨겠지요, 임금이시기에 더 괜찮지 않으셨겠지요.
난... 괜찮다. 견딜 수 있어. 견디어야만 하고. 너는 정말 괜찮은 것이냐? 어린 세자를 잃자마자 가장 친했던 동무마저 잃었지. 나를 원망하지 않느냐? 네 동무를 구할 힘이 있으면서도 구해주지 않았어. 그런 나를 미워하지 않아?
처음부터 전하께서 그런 분이신 걸 알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이 그런 분이시라는 걸. 전하, 봄이 되면 다시 꽃이 피겠지요?
별당의 꽃나무를 말하는 것이냐? 그 나무는...
다시 필 것입니다. 언젠가, 반드시. 그때가 되면 모든 게 다시 괜찮아지겠지요. 전하와 함께 꽃을 구경하고 싶습니다. 전하께서 아직 동궁이시고 제가 궁녀였던 시절처럼. 모든 게 다 괜찮았던 그 여름날처럼.

별궁 꽃나무에 꽃피는 걸 보러가자는 덕임

한편, 대비(장희진)의 오라비가 유배지에서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대비는 친오라비의 죽음에도 상복을 입지도, 조문을 가지도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궁궐에 갇혀 사는 왕실 사람들의 비통한 운명

오라비가 죽었는데 상복을 입지 못합니다. 조문조차 가지 못해요. 이 좁은 궁궐에 갇혀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누가 우리를 여기에 가두었을까요. 아홉 개의 담장을 둘러 가두고,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게 막았을까요. 궁궐은 참으로 화려한 감옥이지요.


그 시각, 혜민서(가난한 백성을 무료로 치료하던 관아)에서 사흘간 밤을 새운 이산은 감기가 심해져 쓰러진다. 덕임은 그런 이산을 간호하러 오고, 이산은 덕임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이산은 동궁시절 덕임이 읽어주던 시경을 건네고, 덕임은 그때와 같이 시경의 구절을 읊는다.

감기걸린 이산 찾아온 덕임

더 주무십시오.
벌써 가려고?
쉬셔야지요.
조금만 더 곁에 있어다오. 아니다, 넌 회임 중이니 가벼운 고뿔이라도 걸리면 큰일이야. 어서 가거라.
조금만 더 있겠습니다.
넌 가지 말라하면 간다 하고, 가라고 하면 가지 않는구나.
전생에 청개구리였나 봅니다.
딱 어울려.
주무실 때까지 곁에 있겠나이다.

시경을 읽어주는 덕임, 지금과 예전

북풍은 차갑게 불고 눈은 펄펄 쏟아지네.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떠나리.
어찌 우물쭈물 망설이는가. 이미 다급하고 다급하거늘.
북풍은 차갑게 휘몰아치고 눈비는 훨훨 휘날리네.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돌아가리.
붉지 않다고 여우가 아니며, 검지 않다고 까마귀 아니던가.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수레에 오르리.


이산은 소중한 사람들이 떠나가 슬프지만, 서로가 있기에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덕임은 그런 이산의 얼굴을 쓰다듬고, 이산은 덕임의 손이 뜨거운 걸 알아챈다. 덕임은 병이 깊어 쓰러진다.

그래도 서로가 있어 괜찮다 말하는 이산

소중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우리 곁을 떠나가. 그래도 우리에겐 서로가 있어 견딜 수 있어, 그렇지?

덕임이 아픈 걸 눈치챈 이산

이산은 병세가 심해 사흘간 일어나지 못하는 덕임의 곁을 지킨다. 그러나 일이 밀려 결국 편전으로 향하고, 서상궁에게 덕임이 깨어나면 바로 알려달라고 명한다. 깨어난 덕임은 서상궁에게 친구들을 불러달라고 말하고, 서상궁은 친구 대신 이산을 불러온다.

아픈 덕임이ㅠㅠㅠ

깨어났구나.
서상궁, 내 경희와 복연이를 데려오라 명하지 않았는가.
송구하옵니다. 하오나 자가.
어서 가서 그 아이들을 데려오게. 시간이 없으니 빨리.
그 애들 얼굴을 꼭 보고 가야 하는데.
나는, 나는 보고 싶지 않았느냐?
전하께서는 괜찮으실 거옵니다. 지키셔야 할게 아주 많으니까요. 전하께서 지키셔야 할 것들이 오히려 전하를 지켜주겠지요. 제 동무들에게는 저밖에 없는데 두고 가는 게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이러지 마라, 내가 잘못했다. 네가 여전히 궁녀였다면, 후궁이 돼라 강요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덕임은 이산에게 다음 생에서는 자신을 모른 척 지나치라고 말한다.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살고 싶던 덕임의 말에 이산은 자신의 곁에 있는 것이 싫었던 것인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것인지 묻는다. 덕임은 아직도 모르냐며, 자신의 선택으로 이산의 곁에 남은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덕임은 죽고, 이산은 덕임이 죽자 오열한다.

덕임이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을까봐 묻는 이산

부디 다음 생에서는 신첩을 보시더라도 모르는 척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 주시옵소서. 전하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옵니다. 미워하는 것도 아니옵니다. 그저 다음 생에는 신첩이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은 것이옵니다.
너는 나를 조금도 연모하지 않았느냐. 아주 작은 마음이라도 내게는 주지 않았어?
아직도 모르시옵니까. 정녕 내키지 않았더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멀리 달아났을 것이옵니다. 결국 전하의 곁에 남기로 한 것이 제 선택이었음을 모르시옵니까?

툭- 떨어지는 덕임의 손
덕임이 죽자 오열하는 이산

덕임아, 덕임아.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다 덕임아. 제발 가지 마라. 나를 두고 가지 마라 덕임아.

덕임아ㅠㅠㅠㅠ산아ㅠㅠㅠㅠ

덕임이 죽고 난 후, 이산은 왕으로서 어쩔 수 없이 후대를 잇기 위해 후궁을 들인다. 이산은 후궁 후보들이 덕임과 비슷한 모습이 보이자 크게 화를 내고, 덕임과는 전혀 다른 후궁을 맞이한다.

상 뒤집어 엎는 이산
덕임과 비슷한 후궁 후보들에 화가 난 이산

이산은 후궁이 올린 만둣국을 보며 덕임과 알콩달콩한 때를 떠올린다.

다 터진 만둣국ㅋㅋㅋㅋ모양보다는 맛이라면서 맛도 없어ㅋㅋㅋ

음식은 본디 모양보다는 맛이지요.
음식은 본디 맛보다는 정성이지요.

산이 생일이라고 직접 만들어온 만둣국
먹기 싫어서 덕임이 먹으라고 떠미는 중
맛없어서 서로 먹이려고 투닥거리는 산이와 덕임이

이산은 덕임의 생각에 빠져 살았지만, 임금으로서의 책무를 위해 덕임을 잊을 것이라 다짐한다. 그렇게 어느덧 40대가 된 정조 이산은 백성들이 태평성대라 말할 정도로 좋은 나라를 만든 좋은 임금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

태평성대라 말하는 백성에 흐뭇한 정조 이산

한편, 이산은 뛰어난 활 솜씨를 보이는 무인이 덕임의 조카(덕임 친오빠의 아들)인 것을 알게 되며 잊고 살던 덕임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이산은 덕임을 기억하는 자를 찾고, 덕임의 친구인 경희는 제조상궁이 되어있었다. 복연도 병에 걸려 죽고, 경희만이 살아있었다.

맞는 말이네. 다른 사람입에서 진심들으면 뭐해.

그 사람은 너희를 찾았어. 너희가 아니라 내가 와서 실망했지. 나에게 다음 생엔 아는 척도 하지 말라 그랬어. 그저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라고.
전하, 의빈은 단지 작은 허세를 부렸을 뿐입니다.
허세?
그 작은 허세라도 부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 그리 말하였나이다. 알고 계시옵니까 전하. 분명 의빈 역시 진심으로 전하를...
다물어라! 내가 왜 너의 입에서 그 사람의 진심을 들어야 하지. 다른 이의 입에서는 들을 필요 없어. 방자하게 굴지 마라.
송구하옵니다.


배경희는 이산에게 덕임의 유품을 전해주고, 이산은 덕임의 유품을 보며 덕임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덕임이 필사하던 대학연의보, 이산이 동궁인 걸 모를 시절 썼던 반성문 그리고 너무 작은 생각시 시절 옷. 이산은 덕임을 진심으로 사랑하였고, 덕임을 떠올리며 운다.

덕임과의 추억이 담긴 반성문
동궁시절 반성문으로 투닥거렸던 둘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산
덕임의 작은 옷...ㅠㅠㅠ

너무 작다. 이리도 작은 사람이었던가. 그런 너를 내가 연모하였다.


한편, 부교리였던 심휘원(김병춘)은 어느새 좌의정이 되었고, 여전히 이산이 하려는 일에 논리적인 반박을 하고 있다. 꼿꼿한 사람인 심휘원은 이산에게 성군이라 말하고, 이산은 내심 기분이 좋다.

좌의정에 말에 내심 기분 좋은 이산

예전에는 신이 이런 말을 고하게 될지 몰랐사옵니다. 하오나 오늘에 이르러 아뢰옵니다. 전하처럼 백성을 아끼시는 성군은 세상에 둘도 없을 것이옵니다. 신 심휘원, 전하를 주군으로 모시어 기쁩니다.
저 늙은이가 안 하던 말을 다하고.


이산은 편전에서 나와 혼자 걷고 그때 눈이 내린다. 펄펄.

너무 외롭고 쓸쓸해보인다 카메라 구도가
시경의 구절처럼, 눈이 펄펄

이산은 병으로 앓아눕고, 며칠 만에 깨어나 혼자 있고 싶다며 신하들에게 나가 있으라 한다. 이산덕임을 떠올린다.

아픈 이산..하아,,다들 왜이렇게 아프고 그래ㅠㅠㅠㅠ
달달했던 옛날

왜 하필 신첩이옵니까.
그게 무슨 소리지?
세상에 여인은 많습니다. 가문과 학식, 인품 모든 것을 갖춘 여인도 많은데 왜 하필 저였습니까?
다른 그 어떤 여인도 네가 될 수는 없으니까. 덕임아, 나는 내 천성을 거스르면서까지 너를 내 마음에 두었다. 그러니 다른 이는 필요 없어. 오직 너여야만 해.

이쁘다 투샷

이산은 눈을 감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자, 그때 덕임의 무릎에 누워 낮잠을 자던 때로 깨어난다.

눈을 감고, 다시 뜨자 예전 그때로 돌아온 이산
그래서 이때 이런말을 했구나

너, 여기 있구나.
아까부터 여기 있었습니다. 종일 제 무릎을 베고 주무시지 않았습니까.
이제 가보셔야지요. 너무 지체하셨습니다.


이산은 그때와 똑같이 말하고 문을 열고 가려한다. 그리고 그 순간, 덕임이 죽는 순간을 기억해낸다. 이산은 가지 않고 덕임의 손을 붙잡아 꽃구경을 한다. 그리고 자꾸 돌아가라는 덕임에게 자신이 있어햐 할 곳은 여기라며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그렇게 과거와 똑같이 가려다 덕임의 죽음을 기억해낸 이산
덕임이 죽음을 기억해낸 이산
덕임이 말하던 별궁의 꽃구경
자꾸 이산보고 돌아가라는 덕임이

꽃구경을 하시옵니까?
꽃이 다시 폈구나. 두 번 다시 못 볼 줄 알았는데.
꽃구경일랑 나중에 하십시오. 빨리 가셔야 합니다. 모두가 전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임아. 오랜 세월이 흘렀고, 가끔씩 나도 잘 모르겠다 생각했어. 네가 진짜 그리운 건지 아니면 지난 세월이 애틋하게 미화된 건지. 이제는 안다. 나는 널 그리워했고, 너와 함께 했던 시절을 그리워했어. 두 번 다시 이 손은 절대 놓지 않는다.
그리하지 마옵소서. 아직은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전하께서 마땅히 돌아가셔야 할 곳으로 돌아가십시오. 좋은 임금이 되셔야지요. 평생을 그리하셨듯.
있어야 할 곳은 여기다. 알고 보니 시간이 많지 않더구나. 기다릴 여유도 없었고. 그러니 날 사랑해라. 제발, 날 사랑해라.

이 장면 이산 눈빛 너무 좋아
연출 너무 예뻐ㅠㅠㅠ
어유 이쁘다 이뻐
행복해, 둘이 영원히 사랑해ㅠㅠ

이것이 과거라 해도 좋다. 꿈이라 해도 좋아. 죽음이어도 상관없어. 오직 너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바랄 것이다. 이 순간이 변하지 않기를.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그리하여,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

이 장면 준호 눈빛!!! 진짜 제일 좋아
너네가 행복해 보여서 그냥 해피엔딩이라 믿을래ㅠㅠㅠ
행복해, 행복해, 행복해

 



개인적인 리뷰
아니 왜 역사가 이따위야ㅠㅠㅠㅠㅠㅠ첫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내내 울었네ㅠㅠㅠ 마치 동화 속 마지막 장면 '그렇게 둘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이후의 현실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마지막 엔딩은 동화 같았다. 꿈인지, 과거인지, 죽음인지 모를 그 순간이 영원이 되는 것. 슬픈 역사의 엔딩을 동화처럼 잘 끝맺은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연출이 참 좋아서,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데 엔딩(결말)에 대해 해석을 살짝 해보려고 한다. 우선, 덕임과 행복했던 시절=봄이다. 봄이 가고 즉, 덕임이 죽은 후 이산 혼자 남아 외롭게 궐을 걸을 때는 겨울. 그것도 눈이 펄펄 내리는 날이다.

혼자 남겨진 궁궐, 내리는 눈

 이산이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뜬 곳은 과거의 기억 속 별당=저승이다. 즉, 이산이 죽어 저승에 있는 덕임을 만난 것이다. 그래서 덕임은 자꾸 이산에게 아직 돌아갈 수 있다며 원래 있어야 할 곳=이승으로 돌아가라 한다. 그러나 이산은 덕임과 함께 있는 곳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며 가지 않는다(이미 죽은 덕임과 함께=이산도 죽음) 덕임과 함께 있는 별당은 봄이라 꽃이 만발하였다.

꽃이 만발한 별당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두 사람

 결국 이산덕임은 죽어서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서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산은 임금으로서 책임이 있고, 덕임은 후궁으로 살며 자유의 제약이 있어 살아생전 둘의 온전한 행복과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것 같다. 그걸 죽은 후에야 둘만의 공간인 별당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봄에, 보고 싶다던 꽃을 보며, 서로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꼈다. 그곳에선 어떤 이별도 슬픔도 제약도 없이 자유롭게 행복하게 영원히 사랑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론 산이와 덕임이가 살아서 꽃길만 걷길 바랬는데, 대비 말처럼 궁궐은 화려한 감옥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들 궐에 갇혀 맘대로 나가지도 못하고, 법도와 예식에 갇혀 마음을 나눌 수도 없으니…

 역사가 스포라 사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죽음은, 헤어짐은 너무 슬프다. 이렇게 정조의 죽음까지 전 생애를 다 보여줄지 몰랐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산과 덕임이 행복해 보여서, 그 둘의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엔딩 연출이 너무 슬프게 아름답다. 엔딩을 보며 행복은 영원이 아니라 순간이고, 그 순간이 영원이 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진짜 오랜만에 완전히 빠져서 펑펑 울면서 봤던 사극 드라마인 것 같다. 시청률이 높고 화제성이 높은 이유가 있는 것 같아. 오래간만에 나온 정통 사극 로맨스 명작이다. 역사 속 실존인물이라 더 애틋하고, '드라마 안에서 잘 살겠지' 같은 행복 회로가 안 돌아가는 장르니까 그만큼 여운이 더 많이 남는다. 게다가 덕임과 이산의 상황과 직위가 두 사람의 온전한 행복을 방해하는 느낌이 있었다. 덕임은 자유롭고 주체적인 인생을 살고 싶어 했고, 그런 덕임에게 후궁 자리는 꽤나 답답했을 것이다. 이산은 다음 생에서 자신과 얽히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 바라는 덕임을 보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나 생각했을 수도 있다. 게다가 덕임은 이미 여러 번 이산의 마음을 거절했었으니, 늘 마음 한편에 덕임이 자신을 진짜 사랑하는지에 대해 작은 의구심이 있었을 수 도 있다. 실제로 기록을 보면, 덕임이 이산을 사랑하지 않았던 거 아니냐는 추측도 꽤 있으니 말이다.

 왕과의 사랑이 온전히 행복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느껴져서 보는 내내 더 애틋하고 슬프고 안타까웠다. 그래서 [옷소매 붉은 끝동]은 나에겐 아련한 봄의 끝자락 같은 드라마였다. 

 이젠 보내주어야 할 때. 순간이 영원이 되길 바라며, [옷소매 붉은 끝동] 안녕.

 

 p.s. [옷소매 붉은 끝동]의 시청률 상승세가 대단하다. 처음에는 5.7%로 시작했는데 꾸준히 계속 올라서 결국 마지막화 시청률은 17.4%로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끝이 났다. 1화부터 꾸준히 시청률이 오른 것은 입소문을 타고 흥행했다는 얘기고, 마지막화 시청률이 제일 높은 것은 그만큼 완성도 있다는 얘기겠지. 이렇게 쭉 상승세를 탄 드라마도 드문데, 진짜 멋지고 대단하다. 그만큼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시청률 15%가 넘어서 준호의 곤룡포 우리 집을 보게 돼서 기쁘다ㅋㅋㅋ 배우들 간의 케미도 좋고 서로 친한 거 같아서 더 기대되는 것 같다.

[옷소매 붉은 끝동] 시청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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